~셀털주의~
어렸을 때 나는 그런 말들을 좋아하는 애였다. 니가 꿈을 꿀 때 너의 적은 꿈을 이룬다st 뭐 졸릴 때 너의 적과 어머니의 얼굴을 생각해라st 이런 류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취 명언st.... 굉장히 좋아해서 독서실마다 책상마다 붙여놓는 유난에 유난을 떨었었다. 그 때는 저런 말들이 굉장히 에너지를 주고 뭔가 두근거리고 읽기만 해도 내가 먼가 해낼 거 같은 그런 기분을 느꼈는데.. 왜죵ㅎ... 야망과 꿈이 넘치는 나이였고, 그 나이 또래보다 조금 더 야망이 있었고 조금 더 큰 꿈을 꿨다. 근데 나이를 먹고 나름 어른이 되고 살아보다보니ㅡ 야망과 꿈은 당연히 작아지고 심지어는 그런 내 모습을 나는 재능이 부족하니까 안되는게 아주 당연한 거라고 자기합리화까지 야무지게 시켜가며 현실에 안주하는 편을 택했다. 이걸 받아들이기까지, 내가 사실은 꿈도 야망도 작은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기까지 매우 힘들고 고된 시간이었다. 그래서 작년의 나는 아주 우울하고 볼품없는 사람이었다.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지겹게 길던 자기연민으로 꽉 차 있었던 그 동굴에서 딱 나왔을 때, 진영이가 있었다. 이런걸 운명이라고 하던가요^~^ㅎㅎ 꿈으로 가득차 반짝거리는 아이. 잡고자 하는 것들이 많아 손을 쉬지 못하는, 한 순간도 열심히 하지 않으면 그 시간 위에 서 있지도 못할 거 같아 보이는 아이. 그렇게 열정적이고 빛나는 진영이가 있었다.
나중에 내가 진영이의 대부분의 모습을 잊어버려도 절대 잊을 수 없는 몇 가지 중 하나는 아마, 미래를 이야기 할 때 반짝 반짝 빛나던 눈, 꿈을 말하던 예쁜 입술, 행복한 꿈에 잠겨 있던 그 표정일 거라고 생각한다. 사실 기사로 접하거나 라디오로 접한 진영이의 꿈 이야기도 많지만, 그런 말을 할 때 진영이의 표정이 어땠으리라, 문장과 문장사이를, 떨리는 진중한 목소리의 의미를, 전파 그 너머를 짐작하는건 바로 빠순이의 일이니까요;ㅅ; 난 그런 짐작을 매우 조아하는편o_x
진영이는 아주 사소한 질문에도 생각을 한 번 거르고 대답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니까 좀 남들보다도 한 템포 더 신중하게? 그렇게 대답하는 걸로 보인다. 이루고 싶은 것들을 이야기할 때는 유독 더 생각을 고르고 말을 고른다. 대답을 아예 안하는 적도 있고. 그런 모습이 쵸큼 마음 아프기도 했는데;ㅅ; 진영이 나이면 걍 아 그거 존나 하고싶어욬ㅋㅋ 일등 하고싶음!! 이렇게 말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니까ㅋㅋㅋ 물론 진영이 성격상 저런 말이 십 년 뒤에도 나올리가 없지만. 그만큼 미래를 대하는 진영이의 태도는 진중하고 진심이고 그래서 멋있고 저보다 많이 산 나에게 가르침을 준다. 그러니까 나는 아직도 꿈과 야망을 좇던 그 어린 나이에서 사실은 벗어나지 못한 걸지도 모른다는걸 진영이를 통해 깨닫게 되었다는 이야기ㅎㅎ.. 그런 진영이를 보면서 솔직히 많이 고무됐다. 현실에 안주하는 것에서 조금씩 조금씩 벗어나보려고 노력도 하고 자기합리화도 작작하려고 노력하고. 진영이가 열심히 사는데 나는 열심히 안살면 어떡행하면서 열심히 살려고 결심해보고.
나에게 진영이가 구오빠만큼이나 특별하고 소중한 이유는 그 마음이 첫사랑의 그것과 같아서, 처음 느낀 설렘의 크기와 내가 희생한 순정의 무게와 같아서가 아니다. 둘 다 나에게 좀 '덜 평범한' 삶을 꿈꾸게 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특별한 것까지 바라지는 않아도, 조금은 덜 평범한 삶을 살아보도록 노력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구오빠가 키워준 꿈으로 나는 10대에 꽤 다양한 것을 이뤘다. 이룬 모든 것들이 눈에 보이는 성과나 손에 쥘 수 있는 결과로 나타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나는 제법 괜찮은 10대를 보냈다고 생각한다. 나 스스로 만족할 만했으면 된 거 아닌감^ㅅa^
그리고 아마 20대는 진영이로 인해 괜찮은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누군가는 아이돌로 인생이 변하냐고 비웃을 수도 있고 아이돌 때문에 꿈이 바뀌냐고 조롱할 수도 있다. 나도 물론 꿈은 사람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고 그래서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그치만 동시에 꿈이란건 원래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도, 티비의 한 장면만으로도, 그리고 그냥 지난 밤 꿈의 한 단편만으로도 바뀔 수 있는, 지극히 소박한 시작을 가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아이돌이 그 꿈의 시작이 되기에 결코 초라하거나 작은 존재가 아니지 않나욤? 말 그대로 우상인데. 그래서 나는 진영이로 인해 내 삶이 1인치라도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 1인치가 10인치가 되고 100인치가 되려면 내 실천력이 큰 변수가 되겠지만. 진영이가 그 변화의 시작을 열어준 건 틀림없으니까. 고마워 지녕아 신인상으루 너에게 이 고마움을 표현하구싶다ㅠㅅㅠ 엠1넷 언제죽어요... 마1마 언제망해요......
제젶 활동기에 진영이는, 열심히 하면 다 되는 거라 믿었던 시절이라 말했다. 이 말이 나는 자꾸만 자주 생각난다. 열심히 하면 되는 거라고 믿고 있었던 열 아홉의 진영이가 정말 사랑스러워서 어쩔줄을 모르겠으면서도, 열 아홉밖에 안된 아이가 세상이 그렇게 녹록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된게 정말 너무나 속상하다. 중학생 때 고등학교 입시 시험에서 떨어진 적이 있었다. 열 여섯살이었고, 그 시험에서의 낙방이 곧 내 인생의 끝처럼 느껴졌다. 담임 선생님 자리에서 결과를 확인하고 교실로 들어와 한참을 소리 죽여 울었다. 결과보다도 더 슬프고 나를 괴롭혔던건 선생님의 말씀이었다. 벌써부터 세상이 너를 받아주지 않는다는 기분을 알게 한 것 같아 괜히 선생님이 미안하네, 와 같은 말이었다. 세상이 나를 받아주지 않는다는 말이 그 당시 너무 충격적이었다.
어쩌면 진영이에게도 제제프 활동 때 이런 기분이 들지 않았을까, 생각하면 소리 죽여 울었을 그 밤들이 생각나 너무 가슴이 아프다. 열심히 하면 성공은 당연히 따라오는 것이라 믿었을 순수하고 곧으면서 바보같은 그 마음이 눈에 밟히는 것이다. 하지만 진영이가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충분히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거 같지만. 믹스님이 그랬다. 가끔 진영이는 너무 열심히 하는 것 같아서 속상할 때가 있다고. 그 말에 진짜 공감 100개 버튼 누를래요ㅠ_ㅠ 팬들밖에 알아주지 않는게 너무 분할 정도로 열심히 하는 진영이 모습에 가끔은 속상할 때도 있다. 이 모습을 좀 더 많은 사람이 봐줬으면 좋겠고 알아줬으면 좋겠고 그래서 더 많이 인정받고 사랑받았으면 좋겠는데.. 이번 활동은 꼭 1위했으면 좋겠다. 진영이의 '열심'이 보상받기를 바란다. 결국 노력과 성실함이 승리할 수 밖에 없다는 걸 진영이에게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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